[EP.8] 북한산 인수봉 고독길 암벽등반

2023. 2. 16. 18:16등산

암벽등반의 머리 올리기 고독길

등반 기초교육을 받고, 암벽등반에서 머리 올린다는 표현을 쓰는 첫 코스 북한산 인수봉에 위치한 고독길을 처음으로 올랐습니다. 항상 백운대에서 인수봉을 바라보면서 저곳에 어떻게 올라갈까.. 생각만 했었는데, 반대로 인수봉에서 백운대를 바라보는 날이 오다니, 뿌듯합니다. 

 

암벽등반 장비를 가득 채운 가방은 거의 20kg정도 나가서 차 앞자리에 올려두니, 사람이 앉은것으로 알고 안전벨트를 안채우니 경고음이 나오네요 ㅋ 워킹산행보다 훨씬 무거운 가방을 메고 올라가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운동효과도 두배는 되는것 같습니다. 허벅지와 종아리의 근력운동을 항상 열심히 해서 경련이 오지 않도록 유지관리를 해야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수봉에 오르다

 

등산을 30대 초반부터 해와서, 나름 전국의 이산저산 많이 다녔지만, 오늘처럼 설레이고 긴장감이 오른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사진으로만 봐왔던, 인수봉 들머리에 도착하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웅장하고, 엄청난 포스를 느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먼저 오르고 계신 팀들이 꽤 많이 보였습니다.

고독길은 인수봉 암벽코스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낮은 코스라고 합니다. 그래도 여느 릿지산행보다 가파른 구간이기 때문에 살짝 긴장이 되었습니다. 열심히 배워서 저도 빨리 취나드A,B , 여명길, 봔트길, 구조대길,심우길 등등 인수봉 암벽코스를 모두 올라가보고 싶습니다.

 

그동안 배워왔던 로프운영기술, 매듭법, 확보기,카라비너,퀵드로우 등을 이용하면서, 1피치.2피치.3피치 저마다의 다른 매력과 난이도를 갖고 있는 바위를 하나씩 올라갔습니다. 눈으로만 보면 뭔가 금방 잘 할 수 있을것 같아 보이는데 막상 바위에 몸이 붙으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힘을 어디서부터 써야할지, 발과 손의 홀드를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속이 아무생각이 없어지고 하얗게 되네요^^;  클라이밍을 하면서 느낀 점은 굉장한 공포감과 긴장되는 순간에 고요함을 스스로 찾고, 난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고, 극복해야만이 목표지점에 도착 할 수 있다는 굉장한 승부욕과 성취감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바위에 크랙과 슬랩들을 이용하고 몸의  무게중심과 손과 발의 이동을 자연스럽게 찾고 이어가며 오르지 못할 것만 같은 페이스 (직상의 코스)도 해결하며 한발 한발 올랐습니다.

암벽화는 엄지발가락이 약간 굽어질 정도의 사이즈로 신고, 바위면에 있는 작은 홀드등을 미세하게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작은 돌기를 발끝으로 딛고 허벅지로 몸을 끌어올릴때의 쾌감은 해본자만이 느끼는 카타르시스라고 해야할까요.

역시 초보라.손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대장님과 선배님들은 너무 편하게 올라가셔서, 땀도 안흘리시는 듯...

생애 처음 인수봉에 도착

우여곡절 속에 인수봉에 도착했습니다. 온몸이 땀으로 다 젖고, 손가락은 엉망에, 입이 타들어갔지만, 도착해서의 쾌감은 말로 표현이 힘들정도로 짜릿했습니다. 정상에서 점심식사를 맛있게 먹고, 이제 하강을 해야합니다.

참. 클라이밍을 할때는 중식도 최대한 가볍게 준비하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가방에 장비만으로도 무겁기 때문에, 바리바리 너무 많은 음식을 준비하면, 가방의 무게가 올라가고, 등반에 방해가 됩니다. 그리고 순간에 폭발적인 힘을 쓰는 경우가 많기 떄문에 수분흡수와 당분흡수가 빠른 음식등을 간단하게 준비해서 오르는 것을 권장합니다!

하강

자연 암벽에서 가장 위험하고, 사고가 많이 나는 부분이 바로 하강이라고 합니다. 장비시스템을 정확히 셋팅해야하고, 로프의 매듭에도 실수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추락하면 바로 황천길로~ 직행이기 때문입니다. 선배님들이 모든 하강셋팅을 해주신 후 ATC튜브 하강기를 셋팅하여 저도 처음으로 아찔한 인수봉 하강을 시도합니다. 

 

오늘도 뿌듯한 등반이었습니다. ^^